通信497 「TOPIK 교재 만들 때 어려운 점」김현근

【週刊ハンガンネット通信】第497号(2024年8月6日発行)

「TOPIK 교재 만들 때 어려운 점」
미리내 한국어교실 김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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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리내 한국어교실의 김현근입니다.
재작년까지 한강네트워크통신 필자로 활동하다가 1년 쉬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한국어로 쓰는 한강네트워크 필진이 없어진 것 같은데, 이번에 다시 한국어로 한강네트워크 뉴스레터를 쓰게 되어 기쁩니다. 한국어로 쓰면 하나 하나 읽기 귀찮아서(?) 번역기를 돌려 보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TOPIK 교재를 만들면서 느낀 점에 대해서 회원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미리내교실에서는 올해 2월 TOPIK2 대책 교재를, 그리고 8월에 TOPIK1교재를 출간한 바 있습니다.

ゼロから完全攻略! 韓国語能力試験 TOPIK I https://www.amazon.co.jp/dp/4405012822
ゼロから完全攻略! 韓国語能力試験 TOPIKⅡ https://www.amazon.co.jp/dp/4405012784

지금까지 교과서를 만들거나, 한글검정대책 단어집을 만든 적은 있습니다만, TOPIK 대책용으로 교재를 만든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반교재와 달리 만들면서 느낀 점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토픽 1 교재를 쓰면서 느낀 점
무엇보다 초급 교재이다 보니 어휘 선정이 한정되어 있고, 따라서 제시문을 만들 때도 복잡한 문장을 쓸 수 없다는 점입니다. 복잡하거나 어려운 문장을 쓰지 않으면서도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고 문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문제를 만들고 나서도 알기 어려운 표현을 다시 제거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토픽 시험 대책 교재는 크게 기출문제 분석과 모의고사 및 해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만, 기출문제 분석을 하다 보니 알게 된 점이 있습니다. 특히 듣기 문제에서는 회화문을 듣고 이야기의 주제나 화자의 중심생각을 골라내는 문제가 많습니다만, 결국 정답으로 유도하는 것은 대부분 일반적인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철수와 영희가 주말에 밥을 먹을지 영화를 볼지 또한 어디를 갈지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집에서 쉬기로 했다고 합시다. 회화문의 핵심 포인트는 두 사람이 집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외의 나머지 이야기는 그냥 수험자를 혼란시키기 위한 내용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상급자라면 문제 없이 정답을 골라낼 수 있지만 초급자라면 이야기의 흐름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오답을 골라내기 쉽지요. 즉, 문제의 출제 의도가 대부분 회화문을 통해 지극히 일반적인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저도 모의고사를 만들 때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도, 정답으로 내놓은 선택지는 그냥 일반적인 사실을 고르도록 유도했습니다.

토픽 2 교재를 쓰면서 느낀 점
토픽 2는 토픽1과 비교하여 어휘 제한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모의고사 만들기가 수월합니다만, 여기에 또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이것도 시험이다 보니 글자수 제한이 있다는 겁니다. 네이티브의 관점에서는 문제를 만들다 보니 제시문이 아무리 길어져도 독해하는 것에 별다른 문제점을 느끼지 못합니다만, 학습자 입장에서는 전혀 다릅니다. 글자가 많아지면 질수록 일단 읽는 부담이 많이 커집니다. 마치 지금 쓰고 있는 한강네트워크 글이 한글로만 가득차 있을 때 네이티브가 아닌 분들이 느끼는 부담감 같은 것이죠. 따라서 모의고사를 한차례 다 만들어 놓고 나서, 검토할 때 내용을 대폭 줄였습니다. 물론 기출문제 문항 길이와 같도록요. 긴 내용을 시험에 맞게 줄이려다 보니, 내용 연결이 쉽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고치는 데에 시간이 더 많이 걸렸습니다. 아무튼 네이티브로서 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입장과 시험을 보는 입장에 느끼는 독해 제시문의 길이 차이에 따른 부담감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정리 하자면, 초급자용 토픽책은 글자수 제한에 따른 문제 작성의 어려움, 그리고 회화문을 듣거나 읽고 나서 고르는 글의 주제는 결국 기본적인 사실이 많다는 것이고, 중상급자용 토픽2 책은 모의고사 제시문 만들기가 일정 수준의 독해력을 묻는 질문이다 보니 길어지기 일쑤인데, 길이를 컨트롤하는 게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기출문제를 해설하고, 모의고사를 만들면 만들수록 느낀 점은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어휘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문제 풀기 노하우를 알려줘도, 작문의 요령을 기가막히게 알려줘도 그게 상응하는 어휘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어휘를 늘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번 한강네트워크통신에서 써보려고 합니다.

그럼, 여러분 더운 여름 건강에 유의하시고 더위 잘 이겨 내시길 바랍니다.